미국에서 보통 분기별로 이루어지는 기업 실적 발표에서 투자자들에게 '매출'과 함께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지표가 있다면 바로 '주당순이익'이다. 주당순이익은 용어 자체에서 알 수 있듯이 기업이 한 주당 만들어내는 순이익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는 정의에 불과하고, 주당순이익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또, 투자자는 어떻게 이를 활용하고, 왜 실적 발표에서 꼭 매출과 함께 등장하는 것일까.
기본 분석의 대망의 첫 번째 글은 PER과 함께 투자자와 분석가에게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EPS에 대한 내용이다.
1. 의미
2. 종류와 계산식
3. 해석
4. 함정 및 한계
5. 매출 옆에 왜 꼭 EPS가 등장할까?
1. 의미
주당순이익은 영어로 EPS(Earnings Per Share)이며 기업이 주식 한 주당 창출해 낸 이익을 의미한다. 즉,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보통 기업의 회계기간 전체에 대한 순이익을 보기 위해 1년 단위의 주당순이익을 본다. 따라서, 지난 12개월간 기업이 주식 1주당 만들어낸 순이익을 합산해서 본다. 지난 4개 분기의 실적 발표에서 공개되는 EPS를 직접 합산해도 되는데, 회계연도가 종료될 때 발표되는 연간 실적에 합산된 수치가 나오기 때문에 분기마다 추적할 필요는 없다.
물론, 매 분기마다 EPS를 추적해도 무방하지만 계절성과 단기적인 변동성을 고려해서 직전 분기보다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 보는 것도 방법이다.
2. 종류와 계산식
주당순이익은 기본 주당순이익(Basic EPS)과 희석 주당순이익(Diluted EPS)으로 나뉜다. 미국 기업은 대게 실적 보고서에 기본 주당순이익과 희석 주당순이익을 같이 공개하기 때문에 아래 계산식이나 산출되는 방식을 외울 필요가 전혀 없다. 단, 강조한 부분을 이해하면 EPS와 더불어 EPS와 연관된 PER 등 다른 지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기본 주당순이익(Basic EPS)
기본적으로 주당순이익은 당기순이익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값이다. 1주당 얼마의 이익을 냈느냐이다. 이렇게 간단하면 좋겠지만 실제 계산식은 몇 가지가 추가된다.
어려워 보일 수 있지만 아래 2가지를 이해하면 쉽다.
- 당기순이익에서 우선주 배당금을 제외하는 이유
- 가중평균 유통보통주식 수란?
1. 당기순이익에서 우선주 배당금을 제외하는 이유
당기순이익이란 말 그대로 수익에서 비용을 제외한 순이익이다. 우선주 배당금이란 기업이 당기순이익의 일부를 배당금으로 지급할 때 보통주보다 우선주에게 먼저 지급하는 배당금이다. 결국 주당순이익은 기업의 수익에서 모든 비용을 제외하고, 여기에 우선권을 가진 주식에 대한 배당금까지 차감한, 순수 보통주의 몫을 기준으로 한다.
일반 직장인이라면 이렇게 생각해 보자. 매달 통장에 찍히는 월급은 4대 보험과 소득세가 제외된 세후 급여이다. 4대 보험료와 소득세가 곧 비용이고, 입금된 세후 급여가 당기순이익이다. 월급을 받자마자 필히 부모님께 용돈을 드린다면, 이게 우선주 배당금이다. 결국 내가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 몫이 나온다.
2. 가중평균 유통보통주식 수란?
그러면 순수 내(보통주) 몫은 당연히 보통주식수로 나누어야 하고, '유통'이란 기업이 매수하지 않은,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것이다. 증권 앱에서 매일 같이 사고파는 주식이 유통보통주식수이다. 여기에 가중평균이란 특정 기간 동안 발생하는 신주 발행, 자사주 매입 등의 주식수 변동을 고려한 것이다.
예를 들어, 기업 A의 1월 1일 유통보통주식수가 1,000주인데, 7월 1일에 1,000주를 추가로 발행했다면 가중평균하여 연간 유통보통주식수는 (1,000주 X 6/12月) + (2,000주 X 6/12月) = 1,500주가 되는 것이다.
정리하면, 기본 주당순이익(Basic EPS)은 기업의 수익에서 비용과 우선주 배당금을 제외한 순수 보통주에 대한 이익을 주식수 변동을 고려한 거래 가능한 보통주식수로 나눈 값이다. 역시 말로 풀면 어렵다. 어차피 실적 보고서에 계산되어 나오기 때문에 이것만 알고 가자.
- 기본 주당순이익이 높으면 보통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높다.
희석 주당순이익(Diluted EPS)
희석이란 보통주식수에 잠재적 보통주식수를 더하는 것이다. 잠재적 보통주는 전환사채, 스톡옵션,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언제든 권리를 행사하여 보통주로 바뀔 수 있는 금융 상품이다. 이를 계산에 포함하여 기존 주주가 손해 보는 상황을 방지한다.
희석 주당순이익은 아래와 같이 조정액으로 잠재적 보통주에 대한 당기순이익 효과와 잠재적 보통주식수를 계산에 반영한다. 역시 어렵다. 실적 보고서에 희석 EPS도 나오니 아래 핵심만 기억하고 넘어가자.
- 희석 주당순이익은 잠재적 보통주를 고려했기 때문에 보수적인 측정방법이다.
3. 해석
절대 수치
절대 수치, 즉 EPS 값 자체는 높을수록 좋다. EPS는 결국 기업이 만들어낸 이익을 나타내기 때문에 높을수록 기업이 그만큼 많은 이익을 창출했다는 것이다. 이익이 높으면 기업은 투자를 늘리고, 투자가 다시 미래의 수익으로 돌아와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높은 이익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금 인상과 같은 강력한 주주환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주주 입장에서 높은 주당순이익은 주가와 배당, 양측면 긍정적인 소식이다.
증감률
수치만큼 중요한 것이 증감률이다. 절대적 수치는 높은데 과거에 비해 감소하고 있다면 기업의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EPS 자체는 낮지만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 기업이 지속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 EPS 수치와 비교해서 증가와 감소가 단기적인 것은 아닌지, 기업의 이익이 지속 가능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본과 희석의 큰 차이
기본 주당순이익과 희석 주당순이익에 큰 차이가 있다면 대량의 전환사채나 스톡옵션이 내재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관련된 기업 활동을 확인해 잠재적 손해를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좋다. 잠재적 보통주가 무조건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고, 그 희석 효과에 유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4. 함정과 한계
함정
1. 주식수 변동
EPS는 유통보통주식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EPS가 올라가고 신주를 발행하면 EPS가 내려간다. 하지만, 이는 기업의 운영 성과나 수익성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하기에 애매하다.
2. 일회성 활동
또한 기업의 수익은 지속적인 영업 활동으로 창출하는 영업이익과 사업을 매각하거나 자산을 판매하는 등 일회성으로 발생하는 영업 외 이익으로 나뉘는데 EPS는 이러한 일회성 수익을 모두 반영한다. 일시적 영향으로 EPS가 증가·감소하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들이 일시적 EPS 증감에 현혹되지 않도록 돕는 것이 바로 Non-GAAP이다. 영업활동과 관련 없는 비반복적 이익과 비용을 제외한 조정된 수치이다.
한계
EPS는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지만 수익 효율성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EPS는 단순히 주식수를 기준으로 기업이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지 보여주지만,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했는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수익 효율성은 ROA(총자산이익률), ROE(자기자본이익률), ROI(투자수익률) 등 다른 지표를 참고해야 한다.
5. 매출 옆에 왜 꼭 EPS가 등장할까?
야후파이낸스, 인베스팅닷컴, 시킹알파 등 많은 금융 플랫폼에서 특정 기업의 실적을 검색하면 아래와 같이 매출과 주당순이익을 동시에 보여준다. 왜일까.
주당순이익이 매출과 같이 등장하는 이유는 매출은 성장성, 주당순이익은 수익성을 보여주기에 가치 평가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매출이 증가해도 비용이 증가하면 EPS가 낮고, 매출은 그대로지만 자사주를 매입하면 EPS가 높아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성장과 수익을 동시에 보여주어 정확한 평가를 돕기 위함이다.
그러면, 수익성에 영업이익(Operating Income)과 총 마진(Gross Margin) 같은 지표도 있는데 왜 꼭 주당순이익(EPS)일까? 주주의 관점에서 주당순이익은 '내 몫'의 이익을 직접적으로 나타내기 때문이다. 영업이익과 총마진은 영업 외 수익과 비용, 세금 등이 반영되기 전이므로 주주가 1주당 얼마만큼의 이익을 실질적으로 배분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반대로 주당순이익은 최종 당기순이익을 기초로 계산하기 때문에 주주가 자신의 몫을 가늠할 수 있다.
클로버의 한 줄 정리
주당순이익(EPS)은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의 이익에 대한 주주의 몫을 보여주지만 다양한 기업 활동으로 인한 일시적 변동에 취약하므로 기간을 넓혀서 비교하거나 ROA, ROE, ROI 등의 수익 효율성 지표와 함께 보아야 한다.